2010년 4월 9일 금요일
잡담
1. 어제 밤새 인터넷을 하면서 우연히 척 팔라닉의 트윗을 알게 되었는데(당연히 팔로했고(*인터넷으로 트윗하는 게 익숙하지 않아 뒤늦게 안 사실인데, 내가 팔로한 누군가의 RT였다)), 오늘 낮에 깨어서 보니 내 타임라인에 그가 로베르토 볼라뇨의 <아메리카의 나치문학>을 언급하며 이 책의 리뷰를 링크시켜둔 트윗이 올라왔다. 이렇게 반가울 수가! (<아메리카의 나치문학>은 우리나라에도 번역본이 있고, 나 역시 얼마 전에 본 작품인데, 이 소설의 재미를 온전히 만끽하기 위해선 중남미 문학에 대한 어느 정도의 지식이 필요할 것 같다. (내 착각일지도 모르겠지만) 작가들이 백과사전적 소설에 매력을 느끼는 이유는 무었일까. 플로베르나, 허먼 멜빌이나, 줄리언 반즈나, 로베르토 볼라뇨나... 또 누가 있지?) 척 팔라닉의 작품이라고는 <파이트 클럽>만 한 번 본게 전부인데, (물론 소설을 영화화한 데이비드 핀처의 <파이트 클럽> 때문에 소설의 존재를 알았지만. 영화는 세 번쯤 본 것 같다.) 어쩐지 다시 보고 싶은 기분이 든다. (언제쯤 가능할지는 모르겠다) 이건 이를테면 존 쿳시를 좋아하는 강영숙의 작품을 읽어보고 싶은 마음과 유사하다. 하하. (오로지 소설의 구조적인 면만 봤을 때, 나에겐 커트 보네거트의 <제5도살장>과 척 팔라닉의 <파이트 클럽>이 짝패처럼 여겨진다.)
2. 예전에 이런 소문이 있었지. 패션잡지 <맥심>의 편집장으로 신해철이 낙점됐다고. 거기에 신해철이 딱히 부연 언급을 안 해 그저 소문에 그친 줄만 알았는데 소문이 진짜였나보다. 게다가 내가 챙겨보는 허지웅도 그 잡지에서 에디터로 일하게 된 것 같다. 새로운 <맥심>은 5월호부터. 2주쯤 후면 서점에서 볼 수 있겠다. 이로써 4월이 끝나기 전에 봐야 할 잡지가 <르디플> 4월호(3월호를 아직 덜 봐서 구입 못한 상태), <1/n>(오늘 도착할 예정)에 <맥심>까지 하나 더 늘었다. 전격 취소!
3. <로빈슨 크루소> 후반부에 보면 선장을 배반한 선원들 얘기가 나오는데 (결국 로빈슨 크루소는 배방당한 선장을 도와 그 미지의 섬에서 탈출할 수 있게 되고) 이 '선장을 배반한 선원들 얘기'가 여엉 낯이 설지 않다. 배나 바다와 관련된 작품에서라면 어디서나 흔히 일어날 수 있는 이야기라고는 하지만 딱 꼬집어 어딘가에서 예전에 접한 이야기라는 생각이 든다. 어떤 작품이었을까...?
4. 베짱이세실님의 트윗에서 최근에 이충걸이 "낭독의 발견"에 출연했다는 사실을 접하고는 (간만에 밤새는 김에) 찾아봤다. 덩달아 작년 8월경에 이충걸 단독으로 출연한 "낭독의 발견"도 보았다. (중반부부터 장석주도 출연한다.) 아, 세상에 그토록 뽀얀 피부와 미성의 목소리와 소년스러운 장난기를 가지고 있는 40대 중반의 남자라니. (대략 3,4년쯤 전에 장승욱 쌤의 <술통> 출간 기념회 술자리에서 이충걸을 본 적이 있다. 물론 멀찌감치에 앉았기에 직접 대화를 주고받지는 못했지만. 그때는 야구 점퍼와 캡을 쓰고 청바지를 입었던 것 같다.) 더군다나 구어에서조차 꼼꼼하게 단어를 선정하고, 그렇게 선정한 단어와 단어를 직조하는 데마저도 세심한 정성을 들이는 그를 보고 있노라니, (주절대기 위해 만든 블로그라고는 하지만) 이토록 아무렇게나 주절거리는 내 스스로를 반성하게 되었... 그의 이름으로 출간된 책 4권은 전부 부산에 있는데 (내 계획이 차질없이 진행된다면) 아마 올 가을이나 겨울쯤에 그의 책을 다시 볼 일이 있을 것 같다.
5. 꿈에 한 30대 중후반쯤 되는 남자가 나왔다. 아버지와 아는 사이 같았는데 나로선 처음 보는 얼굴이라 그냥 곁에 있다가 별 생각없이 그에게 '선생님'이라는 호칭을 썼다. (나는 정말 나이가 지긋하거나 '선생님'이란 호칭에 적합하다고 판단되는 사람 외에는 '선생님'이란 호칭을 사용하는 데 거부감이 있는데 이상한 일이다.) 헌데 그 남자는 자신을 왜 (친근하게 형이라 부르지 않고) 선생님이라고 부르는지 의아해하면서 조금 멋쩍어했다. 아버지께 물어보니 내가 어렸을 때 아는 사이였다면서 그분의 이름을 알려주었다. 나중에 집에 전화해서 이런 분이 실제로 존재하는지 물어봐야겠다. 어차피 꿈이었다고는 하지만, 꿈에서 깨어서도 그 사람의 이름이 또렷하게 남아 있는 걸 보니 뭔가 의미심장... (괜한 의미 부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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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ㅎ 이충걸씨. 맞아요. 구어에서조차 문어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더군요.
답글삭제@베짱이세실 - 2010/04/14 02:32
답글삭제말하고 있는 거 듣고 있노라니 그의 문장이 무지하게 그립더군요 하하.